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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6-20

다쳤을 때와 그 후의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쓰는 글. 다른 사람들에겐 별 거 아닐 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제일 큰 외상이니까!

저저번주였나, 발을 다쳤다. 정확히는 발에서 발목부분을 다쳤다.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을 잘못 디뎠고, 무릎을 꿇듯 앞으로 넘어졌다. 너머지자마자는 그냥 넘어진 건 줄 알았는데 일어서려고 하니 왼쪽 발이 정말 너무너무 아프고 움직일 수가 없는 거다. 정말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 상황과 같이 있던 친구들의 반응이 웃겨서 그러진 않았다. 학교 보건실에서 파스를 바르고 붕대를 감았고, 시간이 나면 정형외과에 가보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은 너무 아파서 못갔고, 다음날 친구와 함께 정형외과를 찾았다. 바깥쪽 인대가 찢어졌다고 했다. 의사분과 간호사분 모두 놀란듯 많이 부었다고 했다. 반깁스를 하고 약을 받았다. 같이 사는 친구들이 밥도 해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해서 며칠은 잘 쉬었다. 그렇지만 너무 아팠다. 

친구들이랑 있으면 대화라도 하면서 걷기 불편하고, 다친 곳 이외의 다른 곳이 아픈 걸 떠올리지 않을 수 있는데 혼자 있을 때는 아니었다. 슬펐다기 보단 그냥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다친 쪽 발을 조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반대쪽 다리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오늘 집에 혼자있다가 일어나려고 반대쪽 다리를 바닥에 디디고 힘을 줬는데, 아파서 그대로 풀썩 주저않았다. 무릎 바깥쪽 옆부분부터 근육이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있었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자세를 조금만 바꾸거나 조금만 다리에 힘을 줘도 너무 아팠다. 움직일 수 없었다. 왼쪽도 오른쪽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앉아있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 갑자기 생긴 통증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조금 움직이거나 힘을 줄 때 마다 눈물이 펑펑 났고,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힘들었다. 어디를 가도 무언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느낌.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아직 다 건너오지 못했는데 빨간불로 바뀌는 것. 물론 사람들의 배려 덕분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냥... 처음 겪는 상황이라 그랬던 거 같다. 실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