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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손톱이 자라나있는 것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손톱을 뜯는 버릇이 있다. 지금은 대학 1학년이니 정말 9년째이다. 그동안 여러번 이 버릇을 고치려 했지만 성공한 적은 없다. 꼬박 9년동안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짧은 기간동안 멈춘 적은 있었어도. 처음으로 긴 기간, 버릇을 고쳤나? 싶을 정도로 손톱을 뜯지 않은 건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버릇을 고친 줄로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단지 손을 쉬지 않아서였다. 내가 공부를 잘했던 것도 초등학교 4학년 쯤이었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니 고등학교 3학년때의 손은 쉴 틈이 없었던 거다. 이제껏 해오지 않던 걸 하느라. 수능이 끝나고 다시 손톱을 뜯었다. 전만큼 심하게 뜯지는 않게 되었고, 더 손톱 관리에 신경쓰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손톱에 발랐던 강화제가 많이 지워졌던 게 기억나서 지웠다. 그러기 위해 손톱을 보면서 생각보다 많이 자랐고, 강화제가 자연적으로 거의 지워졌구나 생각했다. 어쩌면 이제서야 버릇을 고친 게 아닌가 싶었다. 요즘의 나는 아주 한가하고, 손톱을 뜯을 시간과 그것이 신경쓸 겨를이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손톱을 뜯는 건 불안정한 심리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아마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습관이 처음 생겼던 그 때는 그게 맞는 것 같은데, 그 이후는 단지 습관이었던 걸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