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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3-09

3월 9일은 2년 전 죽은 삼촌의 제사를 지내는 날이었다. 5년을 같이 한 집에서 살았고 6년 째 함께 살던 해에 죽었다. 단순한 골절로 입원을 했었으나 상태가 악화되었다. 원래 몸이 불편했었다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제사에 나의 엄마를 제외한 온 친척이 모였다. 우리 집의 대표가 된 느낌이었다가, 우리 가족은 나와 할머니와 삼촌과 엄마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사상 위에 있는 삼촌의 사진이 너무 이상했다. 할머니가 그린 것 같아 싫다고 했던 사진이다.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양복차림을 한 사진이었다. 다들 울었고 눈물이 차오르는 게 보였는데 난 그 둘 중 어느곳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씻고싶었고, 피곤했고, 제사상 위의 사진과 3월 9일이 제사날이라는 게 어색하기만 했다. 도저히 몸에 와닿지 않았다.